금형, 얼마면 되니?

금형은 각종 융복합 제품 개발 예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금형에 대해 자주 문의하시는 질문과 답변 정리해봤습니다.

  1. 시험사출 되나요?
  2. 아이디어 밖에 없는데 어떻게 시작하면 되나요?
  3. 보통 얼마나 걸리나요?
  4. 10개 파트 금형 견적요청했는데 왜 견적을 안주죠?
  5. 사출까지 해주나요?

1.시험사출 되나요?

당근 됩니다! ^^ 가끔 받는 황당한 질문은 “금형이 없는데 시험사출가능한가요?” 문의주실 때입니다. 일반적으로 시험사출 이라는 용어는 방금 개발한 금형의 상태를 확인하고자 테스트할 때 쓰는 용어입니다.

보통 첫 시험사출을 T0(티제로)하고 합니다. 왠만하면 T1, T2면 시험사출이 완료됩니다. 만일 수정작업이 있거나 문제가 있다면 더 진행되겠죠.

예외적으로 금형없이 오더를 받고 시험사출 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모 대학 연구실에서 특별히 개발한 소재에 대한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해서 해드렸죠.

일반적으로 금형공장과 사출공장은 친합니다. ^^ 같이 하는 곳도 많구요. 일반적으로 금형 발주시 시험사출은 프로세스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떤 사정으로 인해, 금형을 갖고 오셔서 사출기에서 시험사출을 해야한다면 사출물의 무게, 재질, 갯수에 따라 견적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50~100만원 내외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2. 아이디어밖에 없는데 어떻게 시작하면 되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품디자인업체 또는 프리랜서 제품디자이너를 통해 해당 아이디어를 디자인 시안으로 먼저 만드셔야 합니다. 최소한 디자인 시안이라도 있으면 대화가 쉽습니다. 견적드릴 마음이 조금은 생기죠. ^^; 아이디어 단계로 오시면 금형공장에서 싫어하는 이유는 앞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매우 높거든요. 그런 면에서 도면까지 갖고 오시면 견적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좀 더 커지겠죠?

3. 보통 얼마나 걸리나요?

역시 제품의 사이즈, 복잡성, 재질 및 기타 요구사항에 따라 다릅니다. 일반적으로는 2-3개월 보시면 됩니다. 급하게 하면 1개월도 가능하지만 급행료(?)가 붙을 수 있습니다. 야근작업이 필요하다면 인건비가 올라가기 때문이죠.

4. 10개 파트 금형 견적요청했는데 왜 견적을 안주죠?

어느 날, 상담전화를 받았는데 대뜸 화를 내시더군요. 이유를 물어보니 왜 견적문의했는데 회신이 없느냐는 겁니다. 그래서 내용을 살펴보니 10개 이상 복잡한 파트로 결합되는 제품의 견적을 문의하신 거예요. 음…. 일단 뭐 무료견적해드린다고 했고 다른 조건을 안붙였으니 사과했죠.

이후 무료견적주시면 항상 안내드립니다. “제조파트너사들이 견적을 안줄수 있다. 따로 연락안갈 수 있다.”

견적작업은 사실, 제대로하려면 며칠 걸리는 작업입니다. 예를 들어 집 지을 때 대충 평당 얼마라고 할 수 도 있지만 집이 복잡할 수록 방이 많을 수록 고려할 사항이 많겠죠. 금형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그런 며칠의 시간을 무료로 할 수 있을까요? 무료견적의 의미는 간단한 조언을 드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서비스를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금형공장에 전화하면 상담 잘 안해주거나, 견적도 안준다는 스타트업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왜 스타트업들이 전화하면 견적을 잘 안줄까요? 가장 큰 이유는 금형에 대한 기초가 없기 때문에 A부터 Z까지 설명해야할 확률이 높습니다. 한마디로 시간이 걸리죠.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상담해주고나서 물어보니 금형예산이 터무니 없거나, 견적만 받고 연락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실제 금형을 비롯해 메이커허브의 다수 제조 파트너사에게 문의해보면 상담에서 실제 계약까지 가는 경우는 5% 미만입니다. 그러니 입장바꾸어 생각해보시면 시간내서 상담해주고, 견적까지 내주고 싶을까요?

메이커허브는 이런 양쪽의 입장차이를 줄여서 일이 되도록 중개하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견적문의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최소한의 준비,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입니다. 최소한 시안이든, 간략한 사이즈에 대한 도면이라도 준비해주시면 중개할 마음이 더 생기겠죠. 그리고 혹시나 10개나 되는 파트의 견적이 궁금하시다면 무료견적으로 신청은 안하시겠죠? ^^;

5. 사출까지 해주시나요?

상기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금형제작만 하거나 사출까지 함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규모가 좀 있는 곳은 사출까지 함께 합니다. 단 이런 곳이 비용은 좀 더 들겠죠. 금형제작만 하는 곳은 만일 규모가 작다는 가정을 해보면 비용이 좀 저렴하겠죠.

단, 작은 금형공장이라도 사출파트너들은 다 있습니다. 다만 사출공장이 바로 옆에 없다면 시험사출할 때마다 용달비가 좀 들겠죠. 결론적으로 사출은 다 가능하다고 보시면 되겠구요. 견적 또는 상황에 따라 판단하시면 되겠습니다.

(후기) 아부지, 금형하지 마세요!

도움이 좀 되셨나요? ^^ 저는 기계공학과를 전공했고 졸업논문도 “금형가공시 고속CNC활용”이었습니다. 실제 부친의 공장에서 20개 툴 이상이 장착된 수직형 머시닝센터를 운용했었죠. 3DMAX를 이용해 제품디자인도 했었고, CAD/CAM도 직접 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부친 공장에서 알바하면서 각종 금형가공일은 다 해봤죠. 냉각 구멍뚫고, 사상하고, 밀링하고…

어렵게 금형개발 완료하고 시험사출했는데 한 방에 잘 나오면 정말 보람있죠. 사출기의 플라스틱 냄새도 구수하구요.

저에게는 그런 어릴 적 추억이 있는 금형업이지만 미래가 그리 밝지는 않습니다. 종사하시는 분들이 대개 40-50대 이상입니다. 부친은 70대인데 지금도 공장에서 일하고 계십니다. 20-30대 유입이 없어요. 얼마나 심각하냐면 인력사무소에 연락해도 50-60대 분들이 일용직으로 옵니다. 앞으로 5년 후만 되어도 금형공장 많이 줄어들 겁니다.

단가도 안좋습니다. 중국 금형단가가 예전보다 많이 올라서 유턴하고 있어 좀 올랐다고 하지만 경기가 워낙 안좋아서 일거리도 없는 상태죠. 스타트업 말고, 기존 중소/중견기업의 생태계에서는 시제품, 금형공장이 바빠야 향후 경기 전망이 밝은데, 신규 개발이 많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작에 부친에게 업종변경을 말씀드리고 조르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되었죠. 제가 20대에 넷스케이프 1주일만에 접속하고 홈페이지 만들던 때의 희열이 아직 살아있고, 그래서 이 IT업계에 있는 것처럼 금형은 아부지에게는 부친의 20~30대 혁신기술이었던 것이죠.

금형업을 뿌리산업이라고도 부릅니다. 사실 모든 산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죠. 혁신사업을 꿈꾸는 20-30대 분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마 10년 후에는 국내에서 아주 귀한 인력이 될 겁니다. 오늘 저의 글을 통해서 평소 궁금증도 푸시고 금형공장, 거기서 일하시는 분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서로 잘 알아간다면 윈윈할 수 있겠죠! ^^b

2020.01.09 동우상